소소한 글

출석체크

남편, 아빠...그리고 목사 2026. 7. 3. 20:51

 우연한 기회에 '스트라바'라는 어플을 알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뉴발란스' 어플과 연동하여 포인트를 적립하기 시작했다. 매일 출석을 하면 50포인트를 얻게 되는데, 14일 연속 출석에는 1,000포인트를, 28일 연속 출석에는 2,000포인트를 추가로 적립해 준다. 한 달간 러닝도 나름 꾸준히 하며 포인트를 챙겼고, 어플을 한 번 켰다가 끄기만 하면 되기에 출석 체크도 꼬박꼬박 잘 챙겼다.

 지난주 목요일은 드디어 2,000포인트를 추가로 적립할 수 있는 대망의 28일째가 되는 날이었다. 하루 전날인 수요일 하루를 잘 보내고 침대에 누웠는데, 아차… 오늘 출석을 안 했다는 사실이 머리를 스쳤다. 부랴부랴 어플을 켰지만, 휴대폰의 시계는 이미 자정을 넘긴 12시 04분을 가리키고 있었고, 야속하게도 출석 캘린더에는 27일째였던 수요일이 하얗게 비어 있었다.

 2,000원 적립을 놓쳤다. 공짜로 받는 보너스였을 뿐인데, 마치 원래 내 주머니에 있던 진짜 돈을 잃어버린 것마냥 아까웠다. '5분만 빨리 생각했더라면', '아침에 눈을 떴을 때 미리 출석을 해둘 걸' 하는 후회가 파도처럼 밀려왔다. 고작 2,000원이었지만, 그날 밤은 쉽게 잠이 오지 않을 정도로 아쉬웠고 분했다. 어플을 들락거리며 몇 번이고 확인을 했지만, 비어있는 수요일은 채워지지 않았다. 

 살다 보면 이런저런 이유로 타이밍을 놓쳐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거나, 눈앞의 기회를 허무하게 날려버리는 일이 부지기수다. 만약 그때 그 기회들을 놓치지 않았다면, 분명 지금보다 더 나은 삶을 살게 되었을 수도 있을 것이다. 기회를 놓치지 않는 것, 그것은 물론 크고 대단한 일이다. 그러나 인생에서 중요한 것은 단순히 '기회를 놓치지 않는 것'만은 아니다. 정작 우리가 진지하게 돌아봐야 할 것은 '내가 놓친 것에 대한 후회의 무게'이다.

 돈이나 포인트처럼 눈에 보이는 것들은 잃어버리는 순간 손실이 눈에 보인다. 그래서 즉각적으로 반응을 한다. 분명 인생에 더 크고 소중한 것들을 놓쳤을 때도 있지만 그때마다 2,000원의 포인트보다 더 크게 후회하거나, 분해하지는 않았다. 게으름 때문에 놓치게 된 시간, 잘못된 판단 때문에 놓치게 된 기회, 작은 실수 때문에 깨어진 관계와 같은 일들이 얼마나 많은가? 확실한 결과가 보일 때에는 눈물을 흘릴만큼 후회의 무게도 컸었지만, 적지 않은 경우 눈에 보이지 않았기에 후회의 무게는 한없이 가벼웠었다.

 오늘 흘려보낸 무의미한 한 시간, 미루다 보니 어느새 지나가 버린 도전의 기회, 바쁘다는 핑계로 소홀했던 소중한 사람들과의 시간… 이것들은 2,000원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값비싼 것들이다. 그럼에도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우리는 그 소중한 것들을 흘려보내면서도 아쉬움을 덜 느끼며 살아간다. 어쩌면 진짜 분해해야 할 것은 숫자로 기록되는 출석 체크가 아니라, 매일의 날들 속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삶의 기회들을 무감각하게 놓치고 있는 내 모습이어야 할 것이다.

 어플의 출석 링크는 끊어졌지만, 다행히 나의 하루는 다시 시작된다. 비록 2,000원의 보너스는 놓쳤을지언정, 이 작은 아쉬움 덕분에 눈에 보이지 않는 인생의 진짜 소중한 가치들을 다시금 정비할 수 있는 귀한 깨달음을 얻었다. 어쩌면 우리는 매일의 일상에서 주어진 업무를 감당하고, 사람들과의 관계를 이어가며 보이지 않는 출석체크를 하고 있다. 날짜가 정해지지는 않지만 모든 일들은 꾸준히 이어가다보면 보너스 같은 일이 주어지기도 한다. 새롭게 주어지는 오늘, 내 삶에 진짜 중요한 것들을 놓치지 않도록 또 다른 '출석체크'를 이어간다. 보너스가 주어지지 않는다 하더라도, 분명 내 인생의 성장이라는 소중한 포인트를 적립해가고 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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